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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화재, 5년 전과 판박이인 이유

생활

by 이관모 2026. 7. 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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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쿠팡 물류센터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뉴스 화면을 보면서, 이상하게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장면을 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더라고요.

 

찾아보니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고, 심지어 문제로 지적되는 원인까지 상당 부분 겹치고 있었어요. 지금 상황이 정확히 어떤지, 그리고 왜 이렇게 반복되는지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지금 상황이 어느 정도길래

불은 7월 18일 오전 6시 54분쯤 인천 서구 쿠팡 제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됐습니다. 건물이 지상 8층, 연면적 29만 9천㎡(축구장 42개 넓이)나 되는 대형 시설이라, 불은 외벽을 타고 7층까지 번졌어요. 이날 오후 3시 15분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됐습니다.

19일 오후엔 "밤 11시쯤 초진이 예상된다"는 소식도 나왔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어요. 20일 오전 기준으로 화재 발생 47시간이 넘도록 불길이 잡히지 않았고, 소방 당국은 가용 소방력을 총동원해 인력 812명, 장비 231대까지 투입했습니다. 심지어 건물 일부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와서, 반경 116m 이내 상가·사무실에는 대피령이 내려졌어요.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고, 소방관 2명이 연기 흡입과 탈진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직원 121명은 전원 자력으로 대피했다고 합니다.

근데 이거, 5년 전에도 똑같이 봤던 장면 아닌가

여기서부터가 진짜 놀라운 부분이에요. 2021년 6월 경기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도 큰불이 났었거든요. 그때는 진압하는 데만 엿새가 걸렸고, 소방관 한 분이 순직하셨고, 피해액도 4천억~6천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시엔 화재경보기가 울렸는데도 관리업체 직원들이 "평소 오작동이겠지" 하고 비상벨을 6번이나 꺼버렸고, 최초 화재 후 8분 동안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던 게 피해를 키웠어요.

 

이번 인천 물류센터는 연면적이 그때보다 두 배 넘게 크다 보니, 처음부터 진화에 더 오래 걸릴 거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노조 쪽에서는 더 구체적인 지적을 내놨어요. 이번에 불이 난 6층이 2021년 덕평 화재 때도 문제가 됐던 '메자닌 구조'라는 겁니다. 메자닌 구조는 화재에 취약하고, 건축법령상 작업공간으로 쓰면 안 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도 비용 절감 때문에 계속 쓰였다는 주장이었어요.

화재 와중에도 배송은 멈추지 않았다는데

출처: Bonnielou2013,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노조가 지적한 또 다른 지점은 대응 방식이었습니다. 화재가 난 당일 오후 늦게, 해당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 로켓배송 차질을 막기 위해 인근 물류센터로 출근하라는 통보가 내려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고 해요. 노조는 "노동자 안전보다 로켓배송에 혈안이 된 대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화재 사흘째까지도 로켓배송은 멈추지 않았고, 인천 물류센터 물량이 수도권 다른 센터로 옮겨가면서 주변 물류센터에 일감이 몰려 과부하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요. 쿠팡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화재 감지 즉시 119에 신고했고 체계적인 대피 안내로 직원 전원이 안전하게 대피했다"며 "소방 안전 지원과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불이 완전히 꺼진 뒤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왜 물류센터 화재는 자꾸 반복될까

이쯤 되면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싶어지죠. 실제로 몇 가지 구조적인 이유가 꾸준히 지적돼왔습니다. 먼저 건축 비용을 아끼려고 난연성 콘크리트 대신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 샌드위치 패널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난연 자재는 비용이 거의 10배 가까이 든다고 해요. 국내 소방시설 기준도 최소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저장 물품 특성이나 적재 구조, 스프링클러 방수량 같은 걸 충분히 고려하지 않다 보니 초기 진압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고요.

 

관리 감독도 허술한 편이었습니다. 2020년 소방 점검에서는 268곳 중 139곳, 그러니까 절반 가까이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어요. 게다가 2022년 6월 이후 신축 물류센터에만 대용량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서, 그 이전에 지어진 기존 시설들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정리해보면, 이번 화재는 규모만 다를 뿐 5년 전 이천 화재와 거의 같은 패턴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같은 종류의 건축 구조, 비슷한 소방시설의 한계, 그리고 사고 이후에야 불거지는 관리 문제까지요.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결국 문제는 그때그때 다른 회사나 사람이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 자체에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엔 또 무엇이 달라질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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